2010.04.24 토

요즘 학교에 가면 한 학생을 기다리게 된다.

이대안이라는 남학생~ ㅇㅈ초 3학년 1반이다.

 

첫 만남은 좀 그랬는데..

도서관 한 구탱이에 다른 샘들이랑 앉아 있는데 갑자기 다가와서는

 

S: 누구세요?

T: 선생님이야.

S: 에이 거짓말~

T: 선생님 맞어.

S: 거짓말! 선생님 아니잖아요!

 

하면서 우리 보고 선생님 아니면서 거짓말 한다고 막 뭐라캤는데

그 때 뜨끔했던게.. 실습 시작한지 몇 일 안 되는터라

스스로도 내가 교생이란게 믿어지지가 않고 어색해서..

선생님 아니잖아요! 라는 말에 뜨끔? 했었다.....

 

선생님 아니잖아! 하고 갔던 그 아이는 나중에 다시 와서

 

S: 나 춤 잘 추는데.

T: 음? 춤 잘춰?

S: 근데 여자 춤 잘 춰요.

T: 와~ 그럼 한 번 춰 봐.

 

라고 하자 말이 끝나자마자 무섭게..

티아라의 너 때문에 미쳐를 부르면서 도서관에서 춤을 췄다...

ㅋㅋㅋㅋㅋㅋ 많이 연습했는지 잘 추더라...

 

T: (박수치면서)와~ 춤 잘 춘다! 춤 추는거 좋아하나봐~

S: (약간 부끄러워 함.)네.

 

그러고서 쉬는 시간이 끝나서 가버렸다.

 

그리고 그 다음 만남.

 

대부분의 학생들이 갑자기 나타난 실습생의 존재에 많은 관심을 가져 담임선생님이나 자신이 아는 어른들에게 누구냐고 물어보지만, 직접 다가와서 물어보는 아이들은 별로 없었는데 대안이는 적극적이거나,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던 것 같다.

 

S: 왜 여기 맨날 있어요?

T: 너 교생선생님 알아?

S: 아 니 요~

T: 한 달 정도 학교에 나와서 선생님 하는 일도 배우고 너희들이랑 수업도 하면서 선생님 되려고 실습나온 선생님이야.

S: 아! 요번주에 우리도 수업한다고 했어요. 나는 3학년 1반인데...

T: 그래? 잘하면 선생님이랑 수업하겠네.

 

라고 말했지만 나는 3학년 1반이 걸리지 않기를 빌었다.

수업 시간에 떠들거나 주의가 산만할 것 같아서 그랬는데.

ㅋㅋㅋㅋ 머피의 법칙인가.

솔직히 3학년 1반 수업 들어가서 대안이 봤을 땐 약간 절망했다.

그런데 3학년 1반의 전체적인 수업태도도 너무 좋았고.

대안이가 가장 적극적으로 수업에 동참해 주었다.

알고 있었던 애라 그런가.. 발표 할 때도 대안이가 제일 적극적으로 손을 드는것 같았고....

책도 많이 읽는지 도서관에도 꽤 자주 왔는데..

올 때마다 다가와서 한마디씩 하고 가는데 그게 참 좋았던 것 같다.

 

S: 뭐하세요?

T: (독서행사에서 나눠줄 책갈피를 제단기로 자르고 있었다.) 책의 날 행사 알지? 그 때 나눠줄 책갈피 자르는 거야.

S: (제단기가 신기한 듯 계속 응시) 이거 손 넣으면 어떻게 되요?

T: 손 넣으면 손가락 잘리지. 많이 아플걸?

S: 나도 해 보고 싶어요.

T: 음.. 위험하니까 좀 더 크면 하자..; (정말 센스없이 대꾸했다고 생각 orz)

S: 네.

 

그러고선 얌전히 옆에서 쉬는시간이 끝날 때까지 구경하고 있는 것이다. 많이 하고 싶었나 싶기도 하고.. 막 .....아우........귀여워!

이 때부터 막.. 학교에 가면 대안이가 도서관에 언제올까.

와서 말 걸어줬음 좋겠다.. 싶은거다.

또 애가 잘생겨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.. 내 타입이야.

(강동원 닮았다고 했지만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았어.. 사진이 있긴 한데 찾기가 귀찮..)

근데 나이차가 12살이나 차이나는데...........ㅋㅋㅋㅋㅋ

아직 10살짜리 애한테.. 막 마음이 휘둘려지는 이 느낌..ㅋㅋㅋㅋ

너무 귀여운게.. 선생님이 혼내면 삐딱하게 구는게 아니라

오히려 베시시하고 너무너무 귀엽게 웃는것이다. '다음부터 안 그럴게요~ 봐 주세요오~ 잘못했어요~' 하면서!

이런게 살인미소라는걸까?!

이런 아들 낳고 싶어!!!!!!!!!!

아니 대안이 아들 삼고 싶어!!!!!!!!!!

대안이 부모님은 참 좋으시겠다..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키면 대안이 같은 아들이 나올까..

내가 아들 낳아도 대안이 처럼 크면 얼마나 좋을까.......

(..라고 일기에 썼는데.. ㅋㅋㅋㅋ 킄ㅋㅋㅋㅋ 뒤에 반전이 있었다..)